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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즐기다 보면, 샷 구질에 대한 고민을 할 때가 많다. 특히 티샷을 준비하면서 “드로우 샷”을 구사하면 더 먼 비거리를 낼 수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반면 “페이드 샷”은 안정적이지만 비거리 면에서는 손해를 본다는 인식도 있다. 정말 드로우 구질이 페이드 구질보다 비거리에 유리한 것일까? 단순히 샷 방향의 문제만이 아니라, 스윙 궤도, 클럽 페이스 각도, 공의 스핀량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번 글에서는 드로우와 페이드 구질의 차이를 심층적으로 파헤쳐보고, 왜 드로우가 일반적으로 더 긴 비거리를 낼 수 있다고들 말하는지, 실제로 그러한 이점이 있는지, 그리고 개인 플레이어 관점에서 어떤 구질을 선택해야 하는지까지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읽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구질을 통해 스코어 개선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1. 드로우와 페이드, 기본 개념부터 정리하자

먼저 드로우(Draw)와 페이드(Fade) 구질에 대한 기본적인 정의를 이해하자.

  • 드로우 샷: 오른손잡이 기준, 공이 출발해서 약간 오른쪽으로 날아간 뒤 왼쪽으로 휘어지는 구질을 말한다. 반대로 왼손잡이라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는 형태다. 즉, 스윙 궤도가 인사이드-아웃 패스로 형성될 때, 클럽 페이스가 목표 라인보다 약간 닫힌(혹은 볼 플라이트 라인에 비해 덜 열린) 상태로 임팩트되어 만들어진다. 드로우 샷은 보통 ‘강한 스핀’과 함께 공이 뻗어나가는 느낌이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 페이드 샷: 오른손잡이 기준, 공이 왼쪽으로 출발했다가 오른쪽으로 휘어 들어가는 구질이다. 클럽 페이스는 목표보다 약간 열려 있고, 스윙 궤도는 아웃-인 패턴을 보인다. 페이드 샷은 흔히 “정교한 컨트롤”과 “안정적인 방향성”을 강조하는 골퍼들이 선호하며, 그린 주변에서 정교한 홀 공략에 유리하다는 평을 받는다.

기본적으로 드로우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페이드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어드는 형태다. 하지만 단순히 구질의 방향만으로 비거리 차이를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 비거리에는 공의 스핀량, 발사각, 클럽 헤드 스피드, 임팩트 시점의 샤프트 휘어짐 정도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2. 왜 드로우가 더 멀리 간다고 할까?

골프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드로우 샷이 페이드 샷보다 멀리 날아간다”는 인식이 있다. 이것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1. 스핀량 차이:
    드로우 샷은 공이 더 낮은 탄도로 형성되며, 사이드 스핀이 공을 회전시켜 결과적으로 전진 회전력을 더 강하게 받는 경향이 있다. 즉, 드로우 구질은 상대적으로 백스핀이 다소 줄어들고, 공이 탄도 내에서 좀 더 전진하려는 힘을 갖기 쉽다. 반면 페이드 샷은 약간 더 높은 탄도와 높은 백스핀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공이 착지할 때 전진보다는 세우는 느낌이 강해진다. 이는 전통적으로 드로우가 더 긴 롤아웃(착지 후 굴러가는 거리)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
  2. 볼 플라이트 특성:
    드로우 구질은 상대적으로 낮은 탄도로 시작해서 거칠 것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이미지다. 이러한 낮은 탄도는 바람의 저항을 덜 받게 하여 비거리 손실을 줄인다. 반면 페이드 샷은 일반적으로 더 높고 소프트한 랜딩으로 이어지므로, 바람의 영향을 더 받거나, 착지 후 굴러가는 거리가 줄어들 수 있다.
  3. 심리적 요소: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드로우 구질을 구현하기 위해 스윙을 조금 더 힘차게 하거나, 임팩트 순간에 클럽을 좀 더 “강하게 휘두른다”는 인식이 있다. 이는 실제 스윙 스피드를 약간 상승시켜 비거리 향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물론 이는 과학적이라기보다는 심리적 측면에 가깝지만, 종합적으로 드로우는 “강하고 전진적인 샷”이라는 이미지가 자리 잡았다.

3. 실제로 모든 드로우가 페이드보다 멀리 갈까?

그렇다면 드로우 구질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페이드보다 멀리 갈까? 꼭 그렇지는 않다. 다음과 같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1. 개인의 스윙 특징:
    어떤 골퍼는 드로우를 치려다 오히려 스윙 패스가 지나치게 인사이드-아웃으로 형성되며, 심한 훅 볼을 만들어 비거리 손실을 보는 경우도 있다. 반면 페이드 샷을 안정적으로 구사하는 선수 중에는, 클럽 헤드 스피드를 극대화하고 정확한 컨택을 통해 페이드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비거리를 내는 사례도 많다.
  2. 장비 세팅:
    샤프트 강도, 로프트 각도, 클럽헤드 특성 등 장비 요소에 따라 스핀량과 탄도가 달라진다. 어떤 장비는 드로우 구질에 최적화되어 롤아웃을 극대화하고, 또 다른 장비는 페이드 구질에서도 충분히 멀리 보내는 결과를 낼 수 있다. 장비 피팅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세팅을 찾는다면, 페이드 구질로도 상당한 비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3. 바람과 코스 환경:
    바람이 강하게 부는 상황에서 페이드 구질이 오히려 유리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드로우 구질이 맞바람 속에서 더 큰 스핀으로 거리를 손해볼 수 있고, 페이드 구질이 측풍을 활용해 더 효율적인 비거리를 낼 수도 있다. 코스 레이아웃, 페어웨이 경사, 그린 주변 환경 역시 비거리와 구질간 상관관계를 절대적으로 만들지 않는다.

4. 투어 프로들은 어떨까?

투어 프로들이 자주 보여주는 구질을 보면 조금 더 현실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PGA 투어 선수들을 예로 들어보면, 장타자로 유명한 선수들 중에는 드로우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결코 모든 장타자가 드로우만 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 드라이버로 드로우를 구사하는 선수: 이들은 백스핀을 줄여 굴러가는 거리를 늘릴 수 있다. 넓은 페어웨이를 가진 홀에서 드로우 샷으로 최대한 비거리를 확보하려 한다.
  • 일정한 페이드 구질을 선호하는 선수: 어떤 선수들은 방향 컨트롤과 샷 재현성(Consistency)이 뛰어난 페이드 샷을 택한다. 페이드 구질이 더 편하고 안정적으로 구사할 수 있다면, 페이드로도 투어 수준의 비거리를 확보하는데 문제가 없다.

실제로 전성기 때의 잭 니클라우스나 최근의 더스틴 존슨(Dustin Johnson), 브룩스 켑카(Brooks Koepka)처럼 장타를 치는 선수들 중 페이드 구질을 구사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들은 높은 스윙 스피드와 정확한 임팩트로 페이드임에도 장타를 뽑아내며, 그들의 경우 “드로우=더 긴 비거리”라는 공식이 통하지 않는다.


5. 아마추어 골퍼에게 중요한 시사점

아마추어 골퍼들은 너무 “드로우 샷이 더 멀리 나간다”는 명제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 중요한 건 다음과 같은 점들이다.

  1. 본인이 더 안정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구질 찾기:
    페이드든 드로우든, 자신이 지속적으로 재현 가능한 구질이 있다면 그 구질을 토대로 게임 전략을 세우는 것이 현명하다. 비거리가 살짝 손해 보더라도 방향성을 확보하면 스코어를 낮출 수 있다.
  2. 비거리가 전부는 아니다:
    골프는 단순히 멀리 치는 게임이 아니다. 페이드 샷을 통해 정확한 페어웨이 안착률을 높일 수 있다면, 오히려 드로우로 멀리 보냈다가 러프나 해저드에 빠지는 것보다 스코어 관리에 유리하다.
  3. 연습과 피팅을 통한 최적화:
    레슨 프로와 상의해 스윙 메커니즘을 개선하고, 피팅 전문가를 통해 자신의 스윙 특성에 맞는 클럽 셋업을 찾는다면, 드로우든 페이드든 그 한계를 뛰어넘는 비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6. 기술적 접근: 클럽 페이스와 스윙 패스의 관계

드로우와 페이드, 비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근본적인 기술 요소는 클럽 페이스와 스윙 패스 간의 관계다.

  • 드로우 구질 형성 조건(오른손잡이 기준):
    클럽 페이스는 목표보다 약간 닫히거나 타겟 라인보다 왼쪽을 향한다. 스윙 패스는 페이스보다 더욱 오른쪽(인사이드-아웃)으로 지나간다. 이로 인해 공에 걸리는 사이드 스핀은 왼쪽 회전을 촉진한다.
  • 페이드 구질 형성 조건:
    클럽 페이스는 목표보다 약간 열린 상태, 스윙 패스는 페이스보다 왼쪽(아웃-인)으로 형성되어 오른쪽 회전을 만든다. 이 경우 약간 높은 탄도와 일정한 백스핀량이 수반된다.

기술적으로 완성된 드로우는 상대적으로 낮은 탄도와 적절한 스핀이 결합되어 비거리를 늘리는 데 유리한 조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언제나 자동으로 비거리 우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임팩트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7. 임팩트 품질이 더욱 중요하다

사실 구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임팩트 품질이다. 같은 구질이라도 스위트스팟 정타 임팩트, 높은 클럽 헤드 스피드, 적절한 스핀량을 갖추면 비거리가 극적으로 늘어난다.

  • 정타 비중:
    드라이버 페이스의 스위트스팟에 맞힐 수 있는 능력이 구질 선택보다 비거리와 정확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 클럽 헤드 스피드:
    스윙 스피드가 높을수록 비거리가 늘어나는 것은 자명하다. 구질은 추가적인 조정 값일 뿐, 기본 동력은 스윙 스피드와 효율적인 에너지 전달이다.
  • 스핀 최적화:
    드로우 구질이건 페이드 구질이건, 최적의 백스핀량(대략 2000~3000rpm 사이)을 유지하면 비거리 확보에 유리하다. 스핀량이 너무 많으면 공이 너무 빨리 높이 떠서 비거리가 손실되고, 너무 적으면 충분한 양력을 잃어버린다.

8. 개인 취향과 전략적 선택

결국 프로골퍼든 아마추어골퍼든 자신에게 맞는 구질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 드로우 선호자:
    비거리에 대한 욕심이 크고, 약간의 훅을 컨트롤할 자신이 있으며, 롤아웃 거리를 크게 활용하고 싶은 플레이어라면 드로우 구질 연마가 좋다.
  • 페이드 선호자:
    안정적인 방향성과 샷 컨트롤을 중시하고, 그린 주변에서 정확한 홀 공략을 위해 탄도를 높이고 스핀을 더 활용하고 싶은 골퍼라면 페이드 구질을 선호할 수 있다. 페이드는 일정한 높이와 방향성을 통해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 상황별 선택:
    굳이 한 가지 구질에만 얽매이지 않고, 홀 레이아웃과 바람 방향, 홀 위치 등에 따라 드로우 또는 페이드를 구사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파5 홀에서 최대 비거리가 필요하다면 드로우, 파3나 파4에서 정밀한 페이드 샷으로 그린에 올리는 전략도 유용하다.

9. 결론: 드로우가 늘 페이드보다 멀리 가는 것은 아니다

정리하자면, 드로우 구질이 페이드 구질보다 비거리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낮은 탄도와 적절한 사이드 스핀으로 롤아웃 거리를 더 확보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경향일 뿐, 절대적인 법칙이 아니다. 스윙 메커니즘, 개인 능력, 장비, 코스 상태, 바람 등 수많은 변수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결국 골프는 복합적인 스포츠다. 구질 선택은 비거리뿐만 아니라 방향성, 컨트롤, 심리적 안정감까지 고려해야 한다. 드로우로 더 멀리 치고 싶다면 과감히 도전해볼 수 있지만, 페이드로도 충분히 멀리 보내고 스코어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구질을 찾아내어, 이를 바탕으로 전략적인 플레이를 구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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